메밀꽃으로 유명한 봉평에서 지척의 거리. 강원도를 대표하는 청정계곡인 흥정천이 있다. 훙정산에서 발원해 봉평을 지나 평창강으로 흘러드는 물길이다. 이 물길을 끼고 산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별천지 같은 꽃밭 하나를 만난다. 바로 허브나라농원. 물 맑은 계곡에 복숭아 꽃이 만발하고 향기가 진동하는 곳을 일러 ‘도원경’이라 한다면 바로 여기가 도원경이리라.
계곡을 사이에 두고 이쪽은 주차장과 안내센터. 건너편이 꽃밭이다. 흥정계곡에 걸린 출렁다리를 건너 농원으로 들어간다.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계곡 풍경도 일품이다. 위로는 제법 규모 있는 폭포가 하얗게 물안개를 피워내고, 아래로는 잔잔한 물길 속 작은 조약돌까지 내려다 보이는 모습, 명경지수라 할만하다.

허브나라농원은 계곡을 따라 길게 가꿔져 있다. 때문에 입구에 들어서면 작은 건물하나만 보일뿐 규모나 모양이 눈에 잡히지 않는다. 농원의 게이트 겸 사철 내내 허브를 볼 수 있는 유리온실을 지나서야 농원의 너른 품에 본격 들어서게 된다. 유리온실은 농원 여행의 시작점이자 끝점이다. 유리온실에는 허브 식물원과 더불어 꽃과 향기를 오래도록 추억할 수 있게 해주는 기념품 샵도 있다. 허브로 만든 방향제와 오일, 여러 모양의 찻잔, 화분 등과 같은 인테리어 용품을 살 수 있다.

유리온실을 나서면 왼쪽에는 카페와 체험실, 박물관 등이 산을 등지고 서 있고, 정면을 향해 있는 꽃 터널로 들어가면 꽃밭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곳에는 100여종의 허브들이 제철에 맞춰 핀다. 다른 곳에서 키운 다음 때맞춰 옮겨 심기 때문에 항상 제철에 피는 허브들을 볼 수 있다.

농원은 이 허브들을 13가지의 테마로 꾸며놓았다. 첫 번째이자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셰익스피어 가든. 세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허브들만 자라고 있다. 바로 옆은 어린이 가든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아기자기한 인형 모형, 집 모형, 작은 미끄럼들 들로 공원을 꾸몄다.
빨간머리 앤, 들장미 소녀 등 동화 속에서 보던 그림 같은 풍경과 주인공이 허브와 어우러진 정겨우면서도 소박한 시골 풍경을 가진 코티지가든 뒤로는 맷돌, 돌절구 등 전통석조물에 형형색색의 허브가 피고, 촉촉한 이끼가 얹어진 돌 사이사이에 갖가지 예쁜 꽃들을 숨기둣 심어놓은 락가든과 벌, 나비가 좋아하는 꿀이 담긴 밀원식물이 심어진 나비가든이 차례로 숨어있다. 맨 안쪽에는 사계절을 나타내는 중세시대의 여신상들을 중심으로 약용, 식용, 향기, 차정원 네 가지 용도의 정원으로 구성된 중세 가든이 있다. 이 외에도 마음의 뜰, 새초롱 마을, 입구에 있는 팔레트 가든에서 각각 다른 허브들을 만날 수 있다.

꽃밭 속을 거닐고 나면 위쪽으로 발을 옮겨 향긋한 허브체험을 해봄직 하다. 몇 가지의 허브차를 섞어 자신에게 맞는 맛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고, 허브를 식초에 담가 허브식초를 만들기도 한다. 이외에도 허브 압화 만들기, 비누 만들기, 허브향수 만들기 등을 해 볼 수 있다.

아름다운 꽃구경에 향기로운 허브차를 곁들이는 낭만도 빼놓을 수 없다. 농원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잡은 가든카페는 야외테라스까지 갖추고 있는 편안한 쉼터다. 꽃 구경을 하기 전 들러 페퍼민트 티 한잔을 들고 여유롭게 꽃길을 거니는 낭만도 좋고, 실컷 꽃향기를 따라 산책을 즐긴 후 캐모마일 티와 함께 잠시의 휴식울 즐겨도 좋다.

또한 허브나라농원 맨 안쪽에 위치하고 있는 레스토랑 자작나무집에서 허브로 만든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농원에서 직접 재배한 허브를 사용하고, 인공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건강한 음식이다.


주소: 강원 평창군 봉평면 흥정계곡길 225
(http://www.herbnara.com)